국민연금 5년 미루면 36% 더 받는데, 84세를 넘겨야 이득입니다 — 연기연금이 맞는 사람과 아닌 사람

조기노령연금 수급자가 100만 명을 넘었다는 기사 뒤에 조용히 늘고 있는 게 반대쪽, 연기연금입니다. 받을 수 있는 나이에 받지 않고 미루면 한 달에 0.6%, 1년에 7.2%, 5년이면 36%가 평생 더 붙습니다. 월 100만 원이 136만 원이 됩니다.

그런데 5년을 미루면 그 5년 동안 받을 6천만 원을 포기합니다. 36%씩 더 받아서 6천만 원을 메우려면 14년 가까이 걸리고, 그래서 손익분기가 84세 안팎입니다. 그 전에 세상을 떠나면 손해이고, 그 뒤로 오래 살수록 이득입니다. 숫자만 보면 그렇습니다.

숫자 밖의 변수가 셋 더 있습니다. 일하는 동안 연금이 깎이는 사람은 연기가 거의 무조건 유리하고, 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남아야 하는 사람은 연금액이 커지면 자격을 잃을 수 있고, 유족연금에는 연기 가산이 붙지 않습니다. 이 글은 언론 기사와 재테크 안내 두 곳을 읽고 연기연금의 계산과 그 바깥의 변수를 사람 유형별로 갈라 정리한 것입니다. 수치는 세 곳에서 일치한 것만 적었고, 출처끼리 다른 숫자는 공단 기준으로 골랐습니다.

구조 — 월 0.6%, 최대 5년, 한 번만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나이가 됐을 때(출생연도에 따라 63~65세, 내 나이는 수령 나이에서 확인) 받지 않고 미루겠다고 신청하면 연기연금입니다. 미룬 기간 1개월마다 원래 연금액의 0.6%가 더해지고, 최대 5년까지 미룰 수 있어 36%가 상한입니다.

전부 미루지 않아도 됩니다. 50%, 60%, 70%, 80%, 90%처럼 10% 단위로 일부만 미루고 나머지는 바로 받을 수 있습니다. 월 100만 원 중 50만 원은 지금 받고 50만 원은 5년 미루면, 5년 뒤 50만 원에 68만 원이 더해져 118만 원이 됩니다. 생활비가 좀 필요한데 전부 당겨 받기는 아까운 사람에게 쓰이는 방식입니다.

신청은 공단 지사, 전화, 앱으로 하고 한 번만 됩니다. 받기 시작한 뒤에도 한 번은 연기 신청이 되지만, 연기했다가 중간에 다시 받기 시작하면 그 뒤로는 다시 못 미룹니다. 자동으로 되는 게 아니라 신청해야 하고, 신청 안 하고 그냥 안 받으면 가산 없이 밀린 연금만 나중에 받는 구조라 꼭 신청해야 합니다.

상담 사례를 유형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65세에 작은 사업을 계속하는 사람이 소득 감액을 피하려 전부 연기한 경우, 공무원 배우자의 피부양자로 있던 사람이 연기 뒤 연 2천만 원을 넘겨 지역가입자가 되고 보험료 고지서를 받고서야 연기를 후회한 경우, 그리고 연기 신청을 안 하고 그냥 안 받고 있다가 가산 없이 밀린 연금만 받은 경우입니다. 마지막 유형이 의외로 많은데, 미룬다는 생각만으로는 아무것도 되지 않습니다.

조기노령연금은 반대입니다. 5년 당겨 받으면 1년에 6%, 최대 30%가 평생 깎입니다. 100만 원이 70만 원이 됩니다. 조기 쪽 계산은 조기노령연금 손익분기에 따로 있고, 조기와 연기 사이의 폭이 70만 원에서 136만 원까지, 거의 두 배입니다.

선택 시작 월 연금 (100만 원 기준) 손익분기 (정상 수령 대비)
조기 5년 60세 70만 원 (-30%) 76세 8개월 전에 사망하면 조기가 이득
정상 65세 100만 원 —
연기 5년 70세 136만 원 (+36%) 83세 11개월 넘게 살면 연기가 이득
부분 연기 50% 65세 50만 + 70세 68만 118만 원 중간

손익분기 84세 — 기대여명과 나란히 놓으면

계산은 단순합니다. 65세에 받을 100만 원을 70세까지 미루면 60개월, 6천만 원을 안 받습니다. 70세부터 매달 36만 원을 더 받으니 6천만 원을 메우는 데 167개월, 약 14년이 걸립니다. 70세에 14년을 더하면 84세입니다. 재테크 안내 글의 계산은 83세 11개월, 언론 기사는 83~84세로 같은 자리입니다.

2024년 생명표 기준 60세 남성의 기대여명이 23.7년이라는 수치를 안내 글이 인용합니다. 평균적으로 84세 안팎까지 산다는 뜻이고, 여성은 그보다 깁니다. 평균만 보면 연기는 본전 근처이고 여성은 이득 쪽입니다. 그래서 “건강하고 평균보다 오래 살 것 같으면 연기”가 일반적인 정리입니다.

다만 이 계산에는 두 가지가 빠져 있습니다. 하나는 연금의 매년 물가 인상입니다. 연기 가산도 인상된 연금액에 붙으니 실제 손익분기는 조금 앞당겨집니다. 다른 하나는 5년 동안 안 받은 6천만 원을 다른 데 굴렸을 때의 이자입니다. 이건 반대로 손익분기를 늦춥니다. 둘이 어느 정도 상쇄되니 84세를 기준점으로 잡아도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이 계산이 “그 5년을 연금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의 계산이라는 점입니다. 연기 기간에 생활비가 없어 저축을 헐거나 대출을 쓰면 그 비용이 36%를 잡아먹습니다. 안내 글이 “연기 중 대체 소득이 있어야 한다”고 반복하는 이유입니다.

연기가 거의 무조건 유리한 사람 — 일해서 연금이 깎이는 경우

연금을 받는 나이에 아직 일하는 사람은 소득이 기준을 넘으면 연금이 깎입니다. 2026년 기준 월 519만 원(근로·사업소득 합산, 공제 후)을 넘는 부분에 대해 구간별로 감액되고, 수급 개시 후 5년 동안 적용됩니다. 한 안내 글은 이 기준을 319만 원으로 적었는데 공단 기준과 다른 언론 기사는 519만 원이라 이 글은 519만 원으로 적습니다. 감액 구조는 국민연금 감액 기준에 있습니다.

이 사람은 지금 받아봤자 깎인 연금을 받고, 5년 뒤 일을 그만두면 그제야 온전히 받습니다. 그런데 연기하면 깎이는 5년을 통째로 건너뛰고 70세부터 36% 더 받습니다. 어차피 깎일 돈을 포기하는 것이니 손익분기 계산 자체가 달라집니다. 깎이는 비율이 클수록 연기가 유리하고, 소득이 기준 근처면 계산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연기 신청자의 전형이 “65세에도 월 500만 원 넘게 버는 사람”입니다. 이 경우 전부 연기가 맞고, 소득이 기준을 조금 넘는 정도면 부분 연기로 감액 구간을 피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연기가 오히려 손해일 수 있는 사람 — 피부양자, 유족연금, 기초연금

반대 유형이 셋 있습니다. 공통점은 연금액이 커지는 것 자체가 다른 제도에서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점입니다.

건강보험 피부양자부터. 배우자나 자녀의 직장보험에 피부양자로 올라 있으면 보험료가 0인데, 피부양자는 연 소득 2천만 원이 넘으면 탈락합니다. 국민연금도 소득입니다. 월 150만 원 연금을 36% 연기하면 204만 원, 연 2,448만 원이 돼 기준을 넘고, 그 순간 지역가입자가 돼 건강보험료가 매달 수십만 원 나갑니다. 연기로 늘어난 54만 원보다 보험료가 클 수 있습니다. 월 연금이 120만 원 안팎인 사람은 연기 뒤 금액이 2천만 원 선을 넘는지 먼저 봅니다.

유족연금은 연기 가산이 붙지 않습니다. 본인이 연기해서 136만 원을 받다가 사망하면 배우자가 받는 유족연금은 100만 원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연기한 5년 동안 사망하면 그 기간 못 받은 연금도 돌아오지 않습니다. 배우자가 본인보다 연금이 적고 나이가 많다면 연기의 이득이 배우자에게는 이어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유족연금 선택 구조는 유족연금과 노령연금에 있습니다.

기초연금도 봅니다. 국민연금을 많이 받을수록 기초연금이 깎이는 연계 감액이 있어서, 연기로 늘어난 36%의 일부가 기초연금 감액으로 빠질 수 있습니다. 기초연금 대상(소득 하위 70%)에 들어가는 사람은 연기 전후 기초연금액 변화를 공단에 물어보고 결정합니다.

소득세도 있습니다. 연금소득이 커지면 다음 해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이 되거나 세율 구간이 올라갈 수 있는데, 연금소득공제가 있어 월 100만 원대에서는 큰 금액이 아닙니다. 다만 다른 소득이 많은 사람은 합산 세율을 봅니다.

유형 연기 판단 이유
65세에도 월 519만 원 넘게 버는 사람 연기 (전부 또는 부분) 어차피 감액되는 5년을 건너뜀
연기 기간 생활비가 따로 있는 건강한 사람 연기 쪽 손익분기 84세, 기대여명 근처
연기 후 연금이 연 2천만 원을 넘는 피부양자 신중 (대개 불리) 피부양자 탈락 → 건보료 발생
배우자가 유족연금을 받을 가능성이 큰 경우 신중 유족연금에 가산 미반영
기초연금 수급 대상 공단 상담 후 연계 감액
연기 기간 생활비가 없는 사람 연기 안 함 저축 헐면 36% 상쇄

부부가 같이 계산하면 달라집니다

안내 글이 권하는 방식 하나가 부부 교차입니다. 한 사람은 바로 받아 생활비로 쓰고, 다른 한 사람은 연기해서 나중을 키우는 것입니다. 연금이 많고 건강한 쪽이 연기하고, 적은 쪽이 먼저 받으면 연기 기간의 생활비 문제가 줄어듭니다.

부부 교차의 또 다른 이점은 유족연금 쪽입니다. 연기한 쪽이 먼저 사망하면 가산이 유족연금에 반영되지 않으니, 연금이 많은 쪽이 연기하고 적은 쪽이 바로 받는 구조에서 적은 쪽은 자기 노령연금과 배우자 유족연금 중 유리한 쪽을 고르게 됩니다. 반대로 연금이 적은 쪽이 연기하면 사망 시 손실이 작아 위험이 적습니다. 어느 쪽이 연기하느냐에 따라 사망 시 남는 돈이 달라지니 둘 다 계산해보고 정합니다.

이때 피부양자 문제가 다시 나옵니다. 연기하는 쪽이 배우자 직장보험 피부양자라면 연기 뒤 금액이 2천만 원을 넘는지 보고, 넘으면 부분 연기로 그 아래에 맞추는 방법이 있습니다. 월 150만 원이면 70%만 연기해도 2천만 원 선에 걸리니 숫자를 직접 맞춰봐야 합니다.

정리하면 연기연금은 “오래 살면 이득”이라는 한 줄로 끝나는 제도가 아닙니다. 일하는지, 피부양자인지, 배우자가 누구 연금을 받게 될지, 기초연금을 받는지에 따라 같은 36%가 이득도 되고 손해도 됩니다. 공단 지사에 가면 본인 연금액 기준으로 연기 전후를 계산해주니, 신청 전에 그 표를 받아보고 위 네 가지를 대입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