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검사비, 어디까지 나라가 내주나 — 치매안심센터 3단계와 월 3만원 약값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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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말을 두 번 하는 것과 방금 한 말을 했다는 사실 자체를 잊는 것은 다릅니다. 앞은 나이가 들면 누구에게나 오는 일이고, 뒤는 확인해 볼 일입니다. 문제는 그 경계가 본인에게는 잘 안 보인다는 점입니다. 대개는 가족이 먼저 눈치채고, 그마저도 몇 달을 미루다 병원에 갑니다.

검사를 미루는 이유 중에 돈 문제가 꽤 큽니다. 치매 검사가 비싸다는 얘기를 들어서, 괜히 갔다가 몇십만원 나올까 봐 그냥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첫 단계 검사는 무료이고, 그다음 단계도 소득 조건이 맞으면 상당 부분을 지원받습니다. 순서와 금액을 알고 가면 부담이 생각보다 크지 않습니다.

검사는 세 단계로 나뉩니다

치매 검사라고 하면 하나의 검사를 떠올리기 쉬운데 실제로는 단계가 있습니다. 선별검사에서 걸러진 사람만 진단검사로 넘어가고, 진단검사에서 치매가 확인되면 원인을 찾기 위해 감별검사를 합니다. 뒤로 갈수록 정밀해지고 비용도 올라갑니다.

단계 무엇을 보나 어디서 비용
선별검사(CIST) 인지 저하 여부를 15~20분 문답으로 확인 치매안심센터 무료(만 60세 이상)
진단검사 신경인지검사·전문의 진찰로 치매 여부 확정 안심센터 또는 협약 병원 최대 15만원 지원
감별검사 혈액검사·뇌영상으로 원인 질환 구분 병의원·상급종합병원 병의원 8만원 / 상급종합 11만원 지원

선별검사는 전국 치매안심센터에서 받습니다. 시군구마다 하나씩은 있고, 보건소 안에 들어가 있는 곳도 많습니다. 만 60세 이상이면 소득과 상관없이 무료이고 예약 없이 가도 되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CIST라는 도구를 쓰는데, 날짜를 묻고 단어를 외우게 하고 간단한 계산을 시키는 식입니다. 이걸 통과하면 그날로 끝나고, 점수가 낮게 나오면 다음 단계를 안내받습니다.

진단검사는 성격이 다릅니다. 임상심리사가 붙어 한두 시간을 봅니다. 기억력만이 아니라 언어, 시공간 능력, 판단력을 따로따로 측정해서 어느 영역이 어떻게 떨어졌는지 지도를 그립니다. 이 결과로 정상인지, 경도인지장애인지, 치매인지가 갈립니다.

감별검사까지 가는 이유는 치매가 한 가지 병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알츠하이머가 가장 많지만 혈관성 치매, 루이소체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가 따로 있고 치료 방향과 진행 속도가 다릅니다. 혈관성이면 혈압과 혈당 관리가 곧 치매 관리가 되고, 루이소체는 일부 정신과 약에 심하게 반응해서 처방을 조심해야 합니다. 원인을 모르고 약만 쓰면 엉뚱한 방향으로 갈 수 있어서 이 단계를 건너뛰지 않는 게 좋습니다.

지원받으려면 소득 기준이 붙습니다

선별검사는 조건이 없지만 진단·감별검사 비용 지원은 다릅니다. 기준 중위소득 120% 이하여야 합니다. 만 60세 이상이라는 나이 조건도 함께 봅니다. 이 기준을 넘으면 검사 자체는 받을 수 있지만 비용을 본인이 냅니다.

중위소득 120%가 어느 정도인지 감이 안 잡히는 분들이 많은데, 노인 부부 가구 기준으로는 웬만한 연금 수령 가구가 들어옵니다. 건강보험료 납부액으로 판정하기 때문에 정확한 건 안심센터에 건강보험료 고지서를 들고 가서 물어보는 게 빠릅니다. 전화로 소득을 불러 주고 확인하는 것도 됩니다.

지원 한도가 진단검사 15만원인 이유는, 안심센터에서 직접 받으면 대개 그 안에서 끝나기 때문입니다. 협약 병원으로 의뢰돼서 검사비가 25만원 나왔다면 15만원까지만 지원되고 나머지는 본인 부담입니다. 감별검사는 어디서 받느냐로 한도가 갈리는데, 상급종합병원이 더 비싸서 11만원, 동네 병의원이 8만원입니다. 뇌 MRI를 찍으면 이 한도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진단이 나오면 약값을 매달 지원합니다

검사보다 실제로 부담이 되는 건 그 뒤입니다. 치매 약은 한 번 시작하면 계속 먹습니다. 여기에 치매치료관리비 지원이 붙습니다. 약제비와 진료비 본인부담금을 월 3만원, 연 36만원 한도로 대줍니다.

항목 내용
지원 금액 월 3만원 · 연 36만원 상한
소득 기준 기준 중위소득 140% 이하
진단 요건 상병코드 F00~F03 또는 G30으로 진단
약제 요건 Donepezil · Galantamine · Rivastigmine · Memantine 성분
신청처 주소지 관할 치매안심센터

소득 기준이 검사 지원(120%)보다 느슨한 140%입니다. 검사비 지원은 못 받았어도 약값 지원은 되는 구간이 있다는 뜻이니, 진단이 나왔다면 한 번 더 확인해 볼 만합니다.

상병코드 조건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F00~F03과 G30은 치매로 확정 진단된 경우에 붙는 코드입니다. 경도인지장애(F06.7)는 여기 들어가지 않아서, 아직 치매는 아니라는 진단을 받으면 이 지원은 안 됩니다. 약 성분도 위 네 가지 중 하나여야 하고, 혈액순환제나 영양제만 처방받고 있다면 해당하지 않습니다. 신청할 때 처방전이나 약제비 영수증을 챙겨 가야 하는 이유입니다.

월 3만원이 적어 보일 수 있는데, 치매 약은 급여가 적용돼서 본인부담금 자체가 크지 않습니다. 한 달 약값이 2만원대인 경우가 흔하고, 그러면 사실상 약값 전액이 해결됩니다. 진료비 본인부담금까지 합산해서 3만원을 채우는 방식이라 정기 진료를 받는 분이면 한도를 다 쓰게 됩니다. 연 36만원이면 몇 년만 이어져도 백만원 단위가 되니 신청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신청은 본인이 아니라 가족이 대신해도 됩니다. 진단서 또는 소견서, 처방전, 영수증, 신분증, 통장 사본을 갖춰 안심센터에 내면 심사 후 계좌로 들어옵니다. 매달 영수증을 모아 제출하는 방식이라 한 번 신청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는 점은 알아 두셔야 합니다.

물건도 빌려주고 나눠줍니다

돈 말고 현물 지원도 있습니다. 안심센터에서 조호물품이라고 부르는 것들입니다. 기저귀, 방수매트, 미끄럼방지 양말 같은 돌봄 소모품을 최대 1년간 지급합니다. 수량과 품목은 지자체 예산에 따라 다르고, 중증도가 높은 분부터 우선 지원하는 곳이 많습니다.

배회감지기는 무상으로 대여합니다. 위치추적이 되는 손목시계나 목걸이 형태인데, 집을 나가서 못 찾는 상황이 실제로 벌어지고 나면 이것만큼 값어치 하는 물건이 없습니다. 통신비까지 지원해 주는 지자체도 있습니다. 신청은 마찬가지로 안심센터입니다.

이 밖에 인지강화 프로그램과 가족 교실, 돌보는 사람끼리 모이는 자조 모임도 무료로 운영합니다. 환자 본인보다 돌보는 가족이 먼저 지치는 병이라, 이런 프로그램을 형식적인 것으로 넘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같은 상황을 지나온 사람에게 듣는 요령이 의사 설명보다 실전에서 쓸모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한 가지 더, 치매안심센터에 등록해 두는 것 자체가 별도 절차입니다. 검사만 받고 돌아오면 지원 대상 명단에 안 올라갑니다. 등록을 해 두면 담당자가 배정되고 지원 사업이 새로 생기거나 예산이 나올 때 연락이 옵니다. 검사받으러 간 김에 등록까지 마치고 오시는 게 낫습니다.

등급 신청과는 별개입니다

혼동하기 쉬운 게 노인장기요양보험과의 관계입니다. 치매안심센터의 검사·약값 지원은 보건복지부 치매관리사업이고, 장기요양등급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운영하는 별도 제도입니다. 치매 진단을 받았다고 장기요양등급이 자동으로 나오지 않고, 등급을 받았다고 치매치료관리비가 자동 지급되지도 않습니다. 각각 신청해야 합니다.

다만 순서상으로는 이어집니다. 안심센터에서 진단을 받아 두면 등급 신청할 때 의사소견서 발급이 수월하고, 치매 진단이 있으면 신체 기능이 비교적 괜찮아도 인지지원등급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장기요양등급 쪽 절차와 등급별 한도액은 노인 장기요양보험 등급 신청과 월 한도액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언제 가야 하나

가족이 병원에 가자고 했을 때 본인이 완강히 거부하는 상황이 아주 흔합니다. 치매 검사라는 말을 꺼내는 순간 대화가 끝나 버립니다. 이럴 때는 보건소에서 어르신 건강검진을 무료로 해 준다더라, 나도 같이 받겠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편이 낫다고 안심센터 상담원들이 조언합니다. 실제로 선별검사는 건강검진처럼 짧게 끝납니다.

기준을 하나만 잡으라면 같은 일을 반복해서 묻는가입니다. 이름이 생각 안 나거나 물건 둔 자리를 잊는 건 흔한 일이지만, 30분 전에 물어본 걸 그대로 다시 묻는다면 단기 기억이 저장되지 않는 것이고 이건 성격이 다릅니다.

그 밖에 늘 다니던 길에서 방향을 헷갈린다, 가스불이나 수도를 반복해서 켜 둔다, 평소와 달리 의심이 많아지거나 화를 자주 낸다, 씻기나 옷 입기를 귀찮아한다 — 이런 변화가 몇 달 사이에 생겼다면 한 번 검사를 받아 보는 게 맞습니다. 성격 변화가 기억력 저하보다 먼저 오는 유형도 있습니다.

검사에서 아무 이상이 없다고 나오는 경우도 많고, 그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나 우울증, 약물 부작용 때문에 인지 기능이 떨어졌다가 원인을 치료하면 돌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건 감별검사에서 잡힙니다. 치매가 아니라는 걸 확인하는 것도 검사의 목적입니다.

선별검사는 1년에 한 번씩 받아도 됩니다. 60세를 넘겼다면 건강검진 하듯 주기적으로 받아 두는 편이 낫습니다. 한 번 받은 점수 하나로는 알 수 있는 게 별로 없고, 작년과 올해를 비교해야 뭐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점수 자체보다 흐름입니다.

가까운 치매안심센터가 어디인지는 치매상담콜센터 1899-9988로 전화하면 알려 줍니다. 관할 보건소에 물어봐도 되고, 대개는 보건소 건물 안에 같이 있습니다. 운영 시간이 평일 낮으로 제한된 곳이 많아서 가기 전에 한 번 확인하고 나서시는 게 헛걸음을 줄입니다.